우리나라 홍보 자료에는 어김없이 들어가는 멘트가 있다.

"5천년 역사의 유구한 문화를 자랑하는...."

그럼 이 5천년의 기준은 어디서 나왔을까? 바로 제 1대 단군(단군은 오늘날 대통령과 같은 당시 통치자를 지칭하는 보통명사이다.)인 '왕검'이 조선(나중에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국사책에서는 앞에 '고'자를 붙여 고조선이라고 부른다.)을 세운 년도인 기원전 2333년을 우리 나라의 시작으로 삼는 데서 나왔다.

여기에는 이론이 없다. 수많은 정부의 공식문서가 이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고조선을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로 보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매우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어느샌가 '건국 60년 기념사업 위원회'가 발족되더니, 뉴라이트 재단 주최, 조선일보 후원의 '건국 6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으며 국회에서 지금의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꿔 부르자며 법률개정안까지 상정했다.

5천년 역사를 스스로 잘라, 60년 밖에 안되는 신생국가로 만들 작정인가 보다.

그렇지 않아도 고구려는 물론 발해까지 자기꺼라고 주장하는 중국이 들으면 아주 좋아할 소식이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말 바꾸기가 아니다. 이건 우리 스스로 역사왜곡을 하는 것이다.

'광복'이란 '빛을 되찾다'라는 뜻이다. 이는 우리 나라를 일제에게 잠시 빼았겼다가 다시 되찾았다는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실제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도 '대한제국'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박은식, 신채호, 신규식, 조소앙 등 17명이 당시 임시정부 내에서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 군주는 주권을 포기했다. 군주가 주권을 포기했으니 주권계승자는 당연히 국민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기에 모두 동조하여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군호를 변경하고 군주제에서 오늘날 민주주의 제도로 정치 체제를 변경한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헌법은 이러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나라가 아니다. 5천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수많은 사람이 투쟁을 통해 지켜온 나라다. 그 역사를 우리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를 이 땅에 있게 한 조상들을 욕되게 하는 짓이다.

아무리 현 정부의 역사인식이 형편없다지만 '건국 60년' 운운하는 것은 정말 무식함을 넘어서 매우 위험한 소리이다. 제발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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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17:17 2008/08/0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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